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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미국 총기 폭력의 모든 것: 성격, 인종/젠더 별 가해/피해자, 주별 총기 규제/소유와 사망률 상관성, 2022년 대규모 총격 사건

Zigzag 2022. 6. 5.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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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총기 폭력은 일종의 전염병이다. 대규모 총격사건이 터질 때마다 총기 규제가 강화되기보다는 총기를 사재기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것이 미국의 현실이다.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을 휩쓸던 2020년과 2021년에 총기 구매가 전례 없이 폭증하고,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공중보건 제재가 완화되자 총격사건이 폭증하고 있는 데서 총기 폭력이 미국에서 일종의 풍토병화 된 일종의 전염병과 같은 사회적 현상임을 추론할 수 있다. 26명이 사망한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사건 이후 총기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입법적 시도는 매번 실패했으며 오히려 미국의 25개 주에서는 총기를 은닉하거나 공개적으로 휴대할 수 있는 허가의 필요성을 없앴다.

미국 팩트 기반 전문 싱크탱크인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센터의 2021년 4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절반(53%)이 더 엄격한 총기법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2019년 60%에 비해 감소한 것이다. 추세적으로 미국은 총기에 대해 더 강경하기보다는 더 느슨한 태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은 더 엄격한 총기 규제에 대해 각각 20%와 80%의 지지로 극명한 차이를 드러내는데 총기 규제에 대한 이러한 정파적 차이는 총기 규제에 대한 초당적, 연방 차원의 합의를 끌어내기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글은 미국의 총기 폭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총기 폭력 사례, 가해자와 피해자, 총기 규제, 총기 소유 등의 자료에 입각해 미국 총기 폭력의 성격, 총기 폭력의 인종적 및 젠더적 특성, 총기 규제 및 소유와 총기 사망률과의 상관성 그리고 2022년 대규모 총격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공중 보건 문제로서의 미국의 총기 폭력

미국의 총기 폭력과 관련된 통계는 경찰이 아니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해 집계된다. 오바마는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CDC에 총기 폭력의 원인과 데이터 집계, 관련 연구와 캠페인 수행을 지시했다. 총기 폭력 관련 주요 활동 주체가 CDC라는 것은 미국에서 총기 문제가 개인적 생명의 문제를 넘어서는 국가의 조직적 개입을 필요로 하는 질병이며 예방을 필요로 하는 공중 보건의 문제임을 의미한다.

총기 상해는 삶의 모든 단계에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2020년에 총기 관련 상해는 미국에서 1-44세 사이의 주요 사망 원인 5가지 중 하나였다. CDC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 총기 관련 사망자는 45,222명으로 하루에 총기 관련 상해로 약 124명이 사망했다. 총기 관련 사망의 절반 이상이 자살이었고 10명 중 4명 이상이 총기 살인이었다.

사망보다 치명적이지 않은 총기 관련 부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의학적으로 취급된 총기 부상 10건 중 7건 이상이 총기 관련 폭행으로 인한 것이다. 10명 중 2명은 의도하지 않은 총기 부상으로 인한 것이다. 병원 응급실에서 볼 수 있는 의도적인 자해 총기 관련 부상은 거의 없다. 자살 시도에 총기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상으로 사망한다.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총기 난사 혹은 대규모 총격 사건은 총기로 인한 전체 사망자 수의 1%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자살과 사고, 범죄행위 중 발생한 총기 관련 사건이다. 그중 자살의 비율이 54%로 가장 높다. 미국 CDC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총기 살인율은 10만 명당 4.6명에서 6.1명으로 약 35% 증가했다.

미국 총기 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의 인종적, 젠더적 특성

일부 그룹은 다른 그룹보다 총기 상해 비율이 더 높다. 남성은 총기 사망의 86%, 비치명적 총기 부상의 87%를 차지한다. 총기 폭력의 비율도 연령과 인종/민족에 따라 다르다. 총기 살인 비율은 15-34세의 10대와 젊은 성인, 흑인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메리칸 인디언 또는 알래스카 원주민, 히스패닉 또는 라틴계 인구에서 가장 높다. 총기 자살률은 75세 이상의 성인과 아메리칸 인디언 또는 알래스카 원주민 및 비히스패닉 백인 인구에서 가장 높다.

출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총기 관련 폭력은 통계적으로 볼 때 마초적 폭력이다. 총기 폭력 희생자의 대부분이 남성들이 뿐만 아니라 그 가해자 역시 압도적으로 남성이다. 1982년~2022년 사이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가해자의 124명이 남성인데 비해 여성 가해자는 3명에 불과했다.

1982년 이후 총기 난사 사건 혹은 대량 총격 사건(총격범을 제외한 4명 이상의 사상자 발생 사건)의 가해자 혹은 총격범의 52.7%가 백인이며, 흑인의 비율은 16.2%에 불과하다.

총기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는 10만 명당 백인의 총기에 의한 피살은 2.2명, 자살은 8.9명, 흑인은 각각 25명과 4명, 히스패닉계는 각각 4.8명과 3.2명으로 흑인의 총기에 의한 사망이 압도적으로 높다. 총기 사건의 주요 희생자는 흑인임을 알 수 있다.

각 인종 일반보다 학생으로 폭을 좁혀도 흑인의 총격에 의한 사망과 피해는 인구비율로 볼 때 높은 편이다. 워싱턴 포스트의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미국 전체 학생 수에서 흑인 학생의 비율은 16.6%지만 학교 총격으로 피해를 입은 흑인 학생의 비율은 그 두배인 33%로 학교 총격 사건의 인종적 측면을 보여준다.

총기 소유의 정치 사회학

미국 총기 소유와 관해 언론과 연구자들에 의해 가장 빈번히 인용되는 2021년 6월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10명 중 4명은 총기를 소유한 가정에 살고 있으며 30%는 개인적으로 총을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당 소속, 성별, 지역 및 기타 요인에 따라 총기 소유 비율에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공화당원과 공화당 지지 무소속의 44%가 개인적으로 총을 소유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민주당원과 민주당 지지자의 20%가 총기를 소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남성은 39%로 여성의 22%보다 총기를 소유하고 있다고 말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리고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성인의 41%가 총기를 소유하고 있다고 말한 반면 교외 지역에 거주하는 성인의 약 29%와 도시에 거주하는 성인의 10분의 2가 총기를 소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총기 규제/소유와 총기 사망: 엄격한 총기 규제와 적은 총기 소유율의 낮은 총기 사망률과의 높은 상관성

총기 규제 제도와 총기로 인한 상해의 관계는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그 제도가 엄할수록 대체로 총기 사망률이 낮은 경향이 있다. 아래 도표는 2011년 대규모 총격 사건으로 총에 맞아 큰 부상을 입은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개브리엘 기퍼즈(Gabrielle Giffords)가 미국 총기 폭력 반대를 위해 설립한 기퍼즈(Giffords)가 평가한 각 주의 총기 규제 제도와 정책에 기반한 순위와 등급을 보여주며, 이와 함께 주별 총기 사망률과 10만 명당 사망자 수를 비교하고 있다.

2021년 미국 각 주별 총기 규제 강도 순위와 등급 및 총기 사망률

총기규제법
순위
등급 총기 사망률
(순위)
총기 사망률
(10만명 당)
1 California A 44 8.5
2 New Jersey A 48 5
3 Connecticut A- 45 6
4 Hawaii A- 50 3/4
5 Massachusetts A- 49 3.7
6 New York A- 46 5.3
7 Maryland A- 33 13.5
8 Illinois A- 27 14.1
9 Rhode Island B 47 5.1
10 Washington B 39 10.9
11 Virginia D 34 13.4
12 Delaware B 25 114.3
13 Colorado B 22 15.4
14 Pennsylvania B- 31 13.6
15 Oregon B- 35 13
16 Nevada C+ 18 17
17 Minnesota C+ 43 8.9
18 Michigan C+ 24 14.6
19 New Mexico C 7 22.7
20 Nebraska C- 41 10.1
21 North Carolina C- 21 16
22 Vermont C- 37 11.6
23 Wisconsin C- 38 12.2
24 Florida C- 29 13.7
25 Ohio D 23 15.2
26 Indiana D- 17 17.3
27 New Hampshire F 42 8.9
28 Georgia F 15 17.7
29 Maine F 40 10.4
30 Iowa F 38 11.2
31 Alabama F 5 23.6
32 South Carolina F 9 22
33 Utah F 30 13.6
34 Louisiana F 2 26.3
35 West Virginia F 14 18.1
36 Texas F 26 14.2
37 Oklahoma F 12 20.7
37 Tennessee F 10 21.3
39 North Dakota F 28 13.8
40 Montana F 11 20.9
41 Alaska F 6 23.5
42 Arizona F 20 16.7
43 Kentucky F 13 20.1
44 South Dakota F 32 13.6
45 Kansas F 19 16.9
45 Mississippi F 1 28.6
47 Missouri F 4 23.9
48 Idaho F 16 17.6
49 Wyoming F 3 25.9
50 Arkansas F 8 22.6

 

이 도표에 따르면 총기 규제 제도가 엄격하고 등급이 높은 주들은 비교적 낮은 총기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1위로 A등급을 받은 캘리포니아는 사망률 순위는 44위, 10만 명 당 사망자는 8.5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37% 낮지만, 50위로 F 등급인 아칸사스는 총기 사망 순위가 50개 주 중 8위, 10만 명당 사망자는 22.6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66% 높다.

2011년과 2020년의 A등급 주와 F등급 주의 총기에 의한 사망자 수를 비교하면 A등급 주는 2011년 10만 명당 6.1명에서 7.4명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F등급 주들은 10.9명에서 14.9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아래의 미국 싱크탱크 RAND 연구소의 1980~2016년 각 주 가구별 총기 소유율을 차트를 보면 몬태나, 와이오밍, 알래스카의 총기 소유율이 가장 높은 반면 하와이, 로드 아일랜드, 뉴저지 및 매사추세츠는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를 위의 기퍼즈 각 주별 총기 규제 순위와 등급 및 총기 사망률 도표와 비교하면 가구별 총기 소유율이 높은 몬태나, 와이오밍, 알래스카의 총기규제 등급은 모두 F이며 총기로 인한 사망률 순위는 상위권임을 알 수 있다. 반면에 가구별 총기 소유율이 가장 낮은 하와이, 로드 아일랜드, 뉴저지 및 매사추세츠의 총기 규제 등급은 A에서 B사이로 높았고 총기 사망률은 매우 낮았다. 이는 총기 소유율이 높을수록 총기 사망률이 높으며, 총기 소유율과 총기 사망 사이의 높은 상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2022년 대규모 총격 사건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사이 총격범을 제외한 4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규모 총격 사건은 각각 240건과 232건으로 코로나19로 봉쇄와 사회적 거리가 한창이던 2019년의 155건보다 훨씬 급증했다.

아래 2022년 1월~5월까지의 대규모 총격 사건 발생 시기 도표를 보면 월별 대규모 총격 건수가 조금씩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량 총격 사건이 34건 있었던 1월에 총격이 없었던 날은 13일이지만 5월 달에는 모두 61건의 총격 사건이 발생하였으며 총격이 발생하지 않았던 날은 5일에 불과했다.

6월 1일 오클라호마 주의 병원,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규제를 역설하던 당일에도 아이오와 주의 교회와 위스콘신 주의 공동묘지에서 대량 총격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통상적으로 미국에서 여름은 총기 폭력 시즌이기에 2022년 여름의 총기 폭력 사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총격이 총기 규제 강화 여론을 강화하지만 그 여론은 실제로 입법화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1990~2014년 사이 미국 50개 주에서는 약 20,000건의 총기 관련 법이 제안되었으며, 그중 3,200건이 입법화되었다. 그러나 이 법들은 총기 규제 강화는 물론 총기 규제 완화 그리고 일부 강화와 일부 완화 법들을 모두 포함한다. 대규모 총격 사건 이후 제정된 공화당이 의회를 지배하는 주의 법들은 총기규제를 상당한 정도로 완화하는 법들이었다. 총기 규제를 둘러싼 여론과 정치의 괴리는 미국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용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총기 범죄는 무기휴대 권리를 규정하는 수정헌법 제2조를 걸핏하면 들먹이며 무장한 자립적 시민(armed, self-reliant citizen)을 건국 신화와 연결하는 총기 문화와 이를 각종 법률로 보장하는 제도에 의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총기 폭력을 정당화하는 이 문화적 신화의 허구가 폭로되고 제도가 강화되지 않는 이상 그리고 총기에 대한 초당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미국의 총기 폭력의 그래프는 평평해지지 않고 더욱 가팔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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