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과 음식

식품 사기의 역사: 포도없는 포도주부터 착색제에 버무려진 크루아상까지

Zigzag 2022. 7. 1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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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 주: 식품 사기, 특히 식품에 불순물을 첨가하는 사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기원전 2세기 중국에서는 식품 구매자를 속이는 행위를 금지했으며 판매된 제품의 소비로 인해 질병이 발생할 경우 교수형을 포함한 엄중하게 처벌했다. 1 세기 경 고대 로마의 박물학자 이자 정치인인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Pliny the Elder)는 그의 저작 《박물지》(博物誌, Naturalis historia)에서 "그 시대의 도덕은 팔리는 빈티지는 단지 이름일 뿐이며, 포도주가 통에 들어가는 순간 불순물과 섞인다."라고 개탄했다. 산업화 시대에는 고기의 양을 속이기 위해 물을 먹이고 색깔을 좋게 보이기 위해 색소를 타는 것은 물론 빵에 분필을 섞고, 납으로 착색을 하는 등 더 노골적인 식품 사기가 횡행했다. 다국적 식품 기업들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식품 첨가물의 추가하였고 문제가 제기되어야 이를 다른 첨가물로 대체하는 관행을 벌여왔다. 베이컨 등 가공육에 사용되는 1군 발암물질 아질산나트륨도 오래전부터 안정성에 문제가 되어왔지만 최근에서야 식품업체들은 그 문제점을 인정했다. 더구나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안전성이 점검되지 않은 첨가물들이 수수께끼와 같은 각종 기호로 포장지에 기록되어 어떤 기호가 어떤 물질인지를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 글은 르몽드 디플로마티끄의 편집자이나 부편집장인 Benoît Bréville의 Le Monde Diplomatique 2022년 6월 호 기사 ‘There is death in the pot’ - Consider the croissant: a history of food fraud의 번역으로 식품 첨가물을 통한 식품 사기의 역사를 분석하고 있으며, 어떤 종류의 불순물 사기가 있었는가, 이러한 사기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는 어떻게 발전해왔는가, 그리고 기업과 이러한 불순물 사기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솥 안에 죽음이 있다'

크루아상을 생각해 보라: 식품 사기의 역사

19세기에는 음식 불순물(food adulteration)이 심각했고 종종 유독했다. 오늘날, 모든 화학 첨가제 세트가 음식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합법적으로 사용된다.

Benoît Bréville

폭로된 식품 불순물: 독일의 화학자 프리드리히 아쿰(Friedrich Accum)이 서리연구소(Surrey Institution)에서 식품에 들어가는 불순물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일러스트: Culture Club · Getty

18세기에 파렴치한 정육점은 크기를 늘리기 위해 동물 사체에 공기를 주입했고 건강해 보이는 빨간색으로 만들기 위해 코치닐(cochineal, 식품 착색제로 쓰이는 선홍색 색소 - 역자 주)과 같은 염료를 사용하여 회색 고기를 착색했다. 그들은 상한 고기를 소시지에 넣었다. 제빵사는 반죽에 석고, 분필, 모래, 탤컴파우더(talcum powder, 땀띠약으로 몸에 바르는 분), 감자 전분 등 모든 것을 섞었다. 이러한 관행은 엄격하게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심각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제빵사들은 빵에 불순물을 섞다가 잡혀 교수형에 처해질 수도 있었다.

3세기 후, 조리된 식품을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은 닭 가슴살에 물을 주입하여 통통하게 만들었다. 요리하는 동안 육즙을 유지하기 위해 물을 단백질과 결합시키는 이른바 '안정화'(stabilising) 첨가제인 폴리인산염을 첨가한다. 그리고 가공육 산업에서는 햄에 아질산나트륨(sodium nitrite)을 첨가하여 식욕을 돋우는 분홍색을 낸다. 이러한 절차는 합법적이다. 제조업체가 해야 할 일은 사용된 성분을 포장에 작은 글씨로 표시하는 것뿐이며 이것은 때로는 폴리인산염의 경우 E452, 아질산염의 경우 E250 등과 같이 비밀 코드 형태로 표시된다.

식품 사슬의 다양한 연결(생산자, 소매업체, 식당가 등)은 항상 오로지 이윤을 늘리기 위해 그들이 판매하는 식품의 외양(무게, 부피, 맛 그리고 냄새)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독일 화학자 프리드리히 아쿰(Friedrich Accum)은 1820년 영국에서 출판된 식품 및 요리 독극물의 불순물에 관한 논문(Treatise on Adulterations of Food and Culinary Poisons )(1)에서 계속 증가하는 식품 사기와 그것이 소비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의 책 표지는 구약을 인용했다. "솥 안에 죽음이 있다."(There is death in the pot.)

아쿰이 작성한 기록부는 아찔했다. 흰 후추(검은색보다 더 고급스러운 것으로 여겨짐)는 종종 단순히 소변에 담그고 햇볕에 말린 검은 후추였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판매된 후추에는 많은 양의 먼지가 포함되어 있었다. 식초의 산도를 높이기 위해 황산을 첨가되었고, 구리는 피클을 더 푸르게 만들었고, 당밀은 맥주의 색을 냈고, 짚과 잎사귀, 마른 나뭇가지가 차에 들어갔다.

아쿰의 책은 큰 영향을 미쳤다. 몇 주 만에 1,000부가 팔렸고 다시 인쇄되었다. 1822년에 독일어판이 등장했다. 기근과 궁핍의 위험이 줄어들면서 시대는 양의 문제에 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초점은 식품의 질로 옮겨졌다.(2) 세균 이론은 음식과 특정 질병 사이의 연관성을 밝혀냈고, 위생 운동의 발달은 그 세기 동안 성장했던 유사한 관심을 자극했다.

화학의 발전

그러나 우유와 섞인 버터, 물로 희석된 우유, 모래와 섞인 설탕 등 음식 사기 관행은 매우 흔한 일이기 때문에 이에 대처하는 것은 여전히 거대한 작업처럼 보였다. 전통적인 방법과 마찬가지로 화학의 발전으로 새로운 형태의 사기가 가능해졌지만 과학적 진보로 보다 정교한 검사가 가능해졌다. 사기꾼들은 납 안료를 사용하여 그들의 제품을 착색했고, 비소는 보존 식품에서, 스트리크닌(strychnine, 약품으로 이용되는 독성 물질 - 역자 주) 맥주에서, 구리 산화물은 압생트(absinthe, 녹색 빛이 도는 독주의 일종), 칼륨은 진저 브레드에서 발견되었다.

당시 널리 음용되었던 포도주는 아마도 사기꾼들의 가장 큰 독창성을 고무한 제품이었을 것이다. 여관 주인과 술집 주인이 물을 추가해 와인을 보충했던데 비해 와인 생산자들은 너무 신 포도주에 꿀이나 설탕 시럽을 첨가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트릭을 사용하여 와인을 '개선'했다. 색상이 너무 밝으면 으깬 빨간 혹은 까만 까치밥나무 열매(ed- or blackcurrant) 또는 딱총나무 열매(elderberry)를 넣었다. 그리고 다음의 네덜란드 설명서의 조리법에 따라 포도 없이도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 '와인 없이 스페인 와인을 만들려면... 25~30파운드 깨끗한 건포도(sultana) 또는 대추[ jujube, 중국산 대추]를 냄비에 넣고 그 무게의 4배에 해당하는 물을 넣고 깨끗한 천에 백단유(sandalwood)를 넣고 깨끗한 가마솥에서 이 혼합물을 끓이고... 약간의 타르타르를 첨가하고 발효하게 놓아둔다'(3).

    와인 생산자들은 너무 신 포도주에 꿀이나 설탕 시럽을 첨가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트릭을 사용하여 와인을 '개선'했다. 너무 밝으면 으깬 까만 까치밥나무 열매가 들어갔다

일부 와인 메이커는 또한 일산화납(litharge)를 착색제로 사용한다. 프랑스 푸아투(Poitou) 지역의 와인은 이러한 방식으로 불순물이 섞인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음주가들이 저렴한 가격을 좋아하고 술의 내용물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연방 공화국(United Provinces, 오늘날 네덜란드 일부)에서는 심지어 한 질병에 '푸아투 산통'(Poitou colic)이라는 이름까지 붙였는데 이것은 열, 두통, 떨림, 경련, 마비 및 사망을 유발할 수 있는 납 중독의 일종이었다.

소매업체와 제조업체의 수많은 트릭 외에도 제대로 보관되지 않으면 식중독을 일으키기 쉬운 우유, 버터, 크림, 달걀, 고기와 같은 제품을 많이 먹었던 냉장 전 시대에는 식품위생 문제도 있었다. 19세기 초까지 쥐와 다른 해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들은 일반적으로 거리에서 도살되고 도축되었다.

루이 세바스티앙 메르시에르(Louis-Sébastien Mercier)는 그의 타블로 드 파리(Tableau de Paris, 1781-88)에서 '피가 거리에 흐르고 있다'라고 썼다. '당신이 지나갈 때, 당신은 갑자기 구슬픈 소의 울음소리에 휩싸인다. 어린 소 한 마리가 놀라 있고 그 뿔 달린 머리에는 밧줄이 묶여 있다. 무거운 몽둥이가 두개골을 부러뜨리고 넓은 날을 가진 칼이 목에 깊은 상처를 낸다. 생명의 피가 김을 내며 뿜어져 나온다'(4). 그러한 관행은 고기를 상하게 할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부족한 식수원을 오염시키는 데 기여하여 많은 중독 사례를 초래했다. 그 자체로 오염된 물에 야채를 어떻게 씻을 수 있겠는가?

공공 기관이 더럽고 오염되고 불순물이 섞인 식품을 식별하는 도구를 얻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19세기 내내 프랑스는 식품 사기를 처벌하는 다양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1851년의 법률은 제품에 '건강에 유해한 혼합물이 포함된 경우 [가해자]는 50프랑에서 500프랑의 벌금에 처하거나 3개월에서 2년의 징역형에 처한다'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자원 및 검증 방법의 부족으로 이 법은 거의 적용되지 않았다.

'식품분석 실험실'

국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방 당국은 '식품 분석 실험실'에 자금을 지원했다. 이곳에서 검사관과 화학자는 불만을 품은 대중이 언급했거나 현장 조사 중에 압수된 식품의 성분을 분석했는데 이것은 늘 사기가 얼마나 널리 퍼졌는지를 드러냈습니다. 파리는 1881년에 이러한 연구소를 처음으로 세웠고, 곧이어 루앙(Rouen, 1882), 리옹(Lyon, 1883)과 브레스트(Brest, 1883), 르아브르(Le Havre, 1885), 렌(ennes)과 그르노블(Grenoble, 1887)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 서비스들은 자원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직원들은 힘든 투쟁에 직면했다.

1905년 마침내 주요 법이 통과되었는데, 이 법은 여전히 식품 사기에 대처하기 위한 틀을 제공한다. 이 법은 효과적인 도구의 지원을 받아 처벌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속임수를 예방하고 탐지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의학, 위생 및 보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이 법은 한 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프랑스의 식품 안전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법이 제정되었을 때 프랑스에서는 매년 20,000명이 식중독으로 사망했다(6). 2008년 이후 이 수치는 250~400명 사이였다.

그러나 이익과 생산성 추구는 2013년 핀두스의 라자냐(Findus lasagne)에서 발견된 말고기에서부터 2022년 충격적인 위생 기준을 가진 공장에서 대장균 박테리아에 오염된 부이토니(Buitoni) 냉동 피자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스캔들을 쏟아내고 있다. 식품 품질과 안전을 책임지는 제조업체의 자체 모니터링이 부적절하고 공공 지출 삭감으로 인해 현장 검사가 더 드물어졌다. 프랑스 식품 총국장이 2012년에서 2019년 사이에 수행한 식품 통제 건수가 3분의 1로 감소했습니다. (7). 수백만 개의 제품이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고 전 세계적으로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부이토니 피자는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뿐만 아니라 카타르, 베냉, 니제르 및 마다가스카르에서도 판매되었다) 이러한 사례는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부유한 서구 사회(이들은 식욕 부진 혹은 올바른 것을 먹는 것에 대한 집착과 같은 새로운 상황을 불러왔다)에 널리 퍼져 있는 식품 안전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항상 이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미디어는 정기적으로 경종을 울리는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프랑스 블루(France Bleu, 프랑스 국영방송 라이오 프랑스의 지역방송 네트워크 - 역자 주) 웹사이트는 부이토니 사건(2022년 4월 6일) 이후 '우리는 접시 위에 담긴 것을 두려워해야 하나?'라고 질문했고 바 마텡(Var-Matin, 툴롱에 기반을 둔 프랑스 지역 일간지 - 역자 주)은 '식중독 후(2022년 4월 21일) 13일을 중환자실에서 보낸 바르[Var, 프랑스 남동부에 위치한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지방의 주 - 역자 주]의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게재했다.

지난 세기에 식품 안전이 크게 발전했지만 거대 농식료품 기업은 고객에게 어필하고 이윤을 늘리기 위하여 그들의 제품을 변형하기 위해  계속해서 화학 물질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들은 강력한 로비를 통해 이전에 금지되었거나 소규모로만 수행되던 관행을 산업 수준으로 가져왔다. 대량 생산된 크루아상의 성분을 고려해 보라. 그것은 버터, 우유, 밀가루, 설탕, 효모, 소금과 같은 예상되는 것 외에도 유채씨유, 밀 단백질, 차전차(psyllium fibre), 지방산(유화제 E471, emulsifying agent E471)의 모노글레세드와 디글리세리드, 카로틴(착색제 E160) 그리고 아스코르브산(항산화제 E300)도 포함한다.

일부 첨가제는 무해한 것으로 판명되었을 수 있지만, 다른 첨가제는 수년 동안 사용한 후에야 그 위험성이 드러났다. 예를 들어, 아질산나트륨은 수십 년 동안 절인 고기에 사용되어 왔지만 아직 금지되지는 않았지만 현재는 발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어쨌든 금지된 첨가제는 장기적인 영향이 잘 이해되지 않는 다른 첨가제로 대체된다. 이런 식으로 거대 식품 기업은 느리고 신중할지라도 일종의 식품 불안정을 만들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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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사탕 스키틀즈, 발암과 유전독성을 야기하는 이산화티타늄 성분으로 피소

■ 역자 주: 무지개 색으로 유명한 스키틀즈가 미국에서 소송에 휘말렸다. 스키틀즈는 2016년 민사 소송에서 알려진 독소로서 이산화티타늄(itanium dioxide)을 단계적으로 제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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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 Treatise on Adulterations of Food and Culinary Poisons, 1820, available at collections.nlm.nih.gov/.
(2) Alessandro Stanziani, Histoire de la qualité alimentaire (History of food safety), Seuil, Paris, 2005.
(3) Quoted in Anne Sleeswijk Wegener, ‘Du nectar et de la godaille: qualité et falsification du vin aux Provinces-Unies, XVIIIe siècle’ (Of nectar and carousing: the quality and falsification of wine in the United Provinces in the 18th century), Revue d’histoire moderne et contemporaine, vol 51, no 3, Paris, 2004.
(4) See Sydney Watts, Meat Matters: Butchers, Politics and Market Culture in Eighteenth-Century Paris, University of Rochester Press, 2006.
(5) Jean-François Tanguy, ‘Le laboratoire municipal de Rennes et l’hygiène alimentaire (1887-1914)’ (Rennes’s municipal laboratory and food hygiene, 1887-1914), in Yannick Marec (ed), Villes en crise? Les politiques municipales face aux pathologies urbaines (fin XVIIIe - fin XXe siècle), Créaphis, Grâne, 2008.
(6) Mireille Delmas-Marty, Le Relatif et l’Universel,vol 1:Les Forces imaginantes du droit (The imaginative forces of the law), Seuil, Paris, 2004.
(7) Mathilde Gérard, ‘De Lactalis à Buitoni, l’insuffisance des contrôles menace la sécurité sanitaire’ (From Lactalis to Buitoni, inadequate checks threaten food safety), Le Monde, 18 April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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