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역병으로서 오피오이드와 펜타닐: 그 규모와 경제적 피해, 긔고 대책

최근 미국은 코로나 19 대역병과 함께 또 다른 역병의 '이중 역병'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이 또 다른 역병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역병이 아니라 아편성 마약 즉, 오피오이드 중독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가 20여 년 전에 이 문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백만 명을 넘어섰다. CDC 산하 국립보건통계센터(National Center for Health Statistics) 연구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에서 93만 2,364명이 과용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급증한 오피오이드 남용은 특히 수익성이 높은 펜타닐의 멕시코 등을 통한 광범위한 유입으로 급증하고 있다. 펜타닐 등의 오피오이드는 이미 영국과 캐나다 등 주요 국가에서 심각한 공중보건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 이 글은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 4월 14일 자 기사 Fentanyl and the U.S. Opioid Epidemic의 번역으로 펜타닐로 야기된 미국 오피오이드 역병의 현황, 원인, 유입 경로와 대책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펜타닐과 미국의 오피오이드 전염병

미국에서 오피오이드 중독과 남용은 공중 보건, 경제적 생산, 그리고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며 장기적인 전염병이 되었다.

Claire Klobucista and Alejandra Martinez

요약

●    2000년 이래로, 미국에서 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는데, 그중 대다수가 오피오이드 때문이었다.
●    펜타닐과 다른 합성 오피오이드는 최근 몇 년 동안 멕시코에서 공급되는 비율이 증가하면서 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    코로나19 팬데믹은 전국적으로 과다복용 사망자가 급증하는 등 위기를 악화시켰다.

미국 마약 단속국 본부에 있는 펜타닐 피해자들의 사진. 출처: Alex Wong/Getty Images

서론

펜타닐(Fentanyl)과 다른 오피오이드들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마약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 국립 보건 통계 센터(National Center for Health Statistics)에 따르면 매주 1,500명 이상이 특정 유형의 오피오이드 복용으로 사망하며, 이는 오피오이드가 치명적인 과다복용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위기는 헤로인보다 약 50배 더 강력한 합성 오피오이드인 펜타닐에 의해 규정되었다.

오피오이드 문제는 합법적인 진통제 처방이 과다한 데서 시작됐지만 최근 외국계 마약 카르텔이 공급하는 값싼 헤로인과 펜타닐을 비롯한 합성 오피오이드가 유입되면서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위기는 경제의 중대한 발목을 잡고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정도로 큰 규모에 이르렀다.

미국과 호주와 캐나다와 같은 오피오이드 사망자가 급증한 많은 다른 나라들의 당국들은 이 위기와 싸우기 위해 다른 정책들을 실험하고 있다.

어떤 약물이 위기에 기여하고 있나?

아편 양귀비 식물에서 유래된 약물의 한 종류인 오피오이드는 합법적으로 제조된 약물과 불법 마약이라는 두 가지 광범위한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오피오이드 약물로는 옥시코돈, 하이드로코돈, 모르핀, 펜타닐 등이 있으며, 메타돈은 주로 중독 치료 센터에서 사용된다. 오피오이드는 1990년대 수술이나 암 치료를 받은 환자를 치료해 의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2000년대 들어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허리나 관절 통증 등 만성 질환에 대한 처방이 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가장 흔히 사용되는 불법 오피오이드는 헤로인이었다. 그러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0년대 말까지 헤로인 사용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합성 오피오이드, 특히 펜타닐은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률이 극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1960년대에 개발된 후, 펜타닐은 합법적으로 제조되었고 정맥 마취제로 처방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의료 환경에서 중요한 약물로 남아 있지만, 그것의 불법적인 제조와 유통은 공중 보건에 주요한 위협이 되었다. 2023년 3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Alejandro Mayorkas) 국토안보부 장관은 펜타닐 과다복용을 "우리가 국가로서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전염병의 규모는 얼마나 되는가?

주로 펜타닐인 오피오이드는 미국에서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의 주요 원인이며, 데이터가 완전히 이용 가능한 지난 10년 동안 대략 4배 증가했다. 2021년 사망자 수는 8만 411명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사망한 미군 병사의 10배가 넘는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오피오이드 전염병을 악화시켰다. 분석가들은 공급망의 혼란으로 인해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은 약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더 많은 사람들이 혼자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팬데믹과 함께, 옥시콘틴과 같은 또 다른 유형의 처방 오피오이드로 위장한 불법 펜타닐의 가용성이 증가하면서 위기가 악화되었다. 2022년 미국 마약단속국(DEA)은 전년에 압수한 양의 두 배가 넘는 5천만 개 이상의 펜타닐이 든 가짜 처방약을 압수했다. 이 가짜 약의 절반 이상이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양의 펜타닐을 함유하고 있다고 DEA는 말한다.

오피오이드 위기의 인구 통계는 무엇인가?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자의 대다수는 비히스패닉계 백인 미국인으로, 2020년 연간 총계의 거의 70%를 차지했다. 흑인과 히스패닉계 미국인이 각각 약 17%와 12%를 차지했다.

미군 참전용사들 중 상당수는 복무 결과 만성 통증을 겪고 있으며, 아편유사제 관련 사망자 수가 불균형적으로 많다.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이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퇴역 군인들이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일반인들보다 두 배나 높다.

연구는 또한 오피오이드 전염병이 남성, 장애인, 배우자를 잃은 사람, 임차인, 그리고 건강 보험이 없는 사람들을 포함하는 어떤 그룹들이 다른 그룹들보다 더 심하게 타격을 받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한 분석은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이 미국 남성들의 기대수명을 약 1년 줄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경제적 결과는 무엇인가?

오피오이드 전염병은 미국 경제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 2022년 미국 의회 공동경제위원회(Joint Economic Committee, JEC)는 오피오이드 전염병으로 미국이 2020년 국내총생산(GDP)의 7%인 1조 5,000억 달러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 비용을 마지막으로 측정한 2017년 이후 약 3분의 1 증가한 수치다. JEC는 치명적인 과다복용의 증가를 감안할 때 이러한 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염병의 또 다른 주요 경제적 대가는 노동력에 있다. 연구자들은 2022년 후반에 미국 노동력에서 실종된 약 630만 명의 근로자 중 약 20%가 오피오이드가 원인이라고 추정했다.

헤로인과 펜타닐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헤로인의 대부분은 멕시코의 양귀비 농장에서 재배되며, 몇몇 주요 카르텔들이 생산을 통제하고 미국 주요 도시에서 유통 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멕시코 카르텔들은 통상적으로 미국 남서부 국경을 넘어 입국항이나 지하 터널을 통해 이동하는 상업용 및 여객용 차량에 마약을 밀수한다. 남아메리카 국가들, 특히 콜롬비아에서도 대량의 헤로인이 생산되며, 항공과 해상을 통해 미국으로 운송된다.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펜타닐도 남부 국경을 넘어 밀수되고 있다고 미국 관리들은 말한다. 중국에서 직접 생산되는 펜타닐은 2019년 이후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펜타닐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의 주요 제조업체는 중국이다.

마약 카르텔은 펜타닐 생산의 선두주자였다. 시날로아 카르텔(Sinaloa Cartel)과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 Jalisco New Generation Cartel)과 같은 더 큰 조직들은 자체적인 유통망을 가지고 있다. 2017년과 2021년 사이에 펜타닐 밀매업자의 86%가 미국 시민이었다.

미국은 오피오이드 위기와 싸우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수년에 걸쳐 미국 정부는 메리다 이니셔티브(Merida Initiative , 2008~2021년)를 통해 멕시코에 35억 달러의 보안 및 반마약 지원을 제공하고 중국과 펜타닐 생산 단속 노력을 조율하는 등 해외 불법 오피오이드 유입을 제한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갖고 있다. 특히 메리다 이니셔티브는 광범위한 양국 협력으로 널리 찬사를 받았지만, 프로젝트는 마지막 몇 년 동안 일련의 정치적, 외교적 좌절을 겪었다.

2021년 미국과 멕시코는 마약 남용에 대한 공중 보건 해결책을 찾고, 무기와 인신매매를 줄이고, 합성 오피오이드 생산을 담당하는 조직범죄 집단을 혼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새로운 협력 안보 관계인 '안보, 공중 보건 및 안전 공동체를 위한 200주년 프레임워크'(Bicentennial Framework for Security, Public Health, and Safe Communities)를 발표했다.

미국은 자국 국경 내에서 불법 오피오이드의 유통을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방 기관, 주 정부, 보험 공급자 및 의사는 모두 오피오이드 의약품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 CDC에 따르면 연방 규제 당국은 오피오이드 처방에 대한 새로운 제한을 도입하여 2020년 전국 총계를 2012년 최고치보다 거의 45% 줄였다. 게다가, 펜타닐을 압수하고 그것의 위험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것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2022년, DEA는 펜타닐을 전년 대비 두 배로 압수했다. 또한 펜타닐이 함유된 가짜 처방약의 치사량(가짜 약 10개 중 6개는 오피오이드의 치명적인 양을 포함하고 있다)에 대한 경고를 대중에게 공개했다.

유통 제한과 함께 미국은 불법 오피오이드에 대한 수요를 줄이고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미칠 수 있는 피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년 만에 첫 국가 마약 통제 전략(National Drug Control Strategy)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과다복용을 역전시키는 데 사용되는 날록손의 사용과 약물 테스트 스트립을 포함하여 치료와 위해 감소 개입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그것은 또한 마약 밀매를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서 그의 행정부는 금단 증상을 줄여 재발과 과다복용의 위험을 줄이는 약물 치료제인 부프레노핀(buprenorphine)의 사용 제한을 완화했다. 주 의원들은 또한 마약 소지에 대한 더 엄격한 처벌을 추진함으로써 관할 지역의 펜타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움직임들 중 일부는 1980년대 크랙 코카인 유행 당시 제정된 유사한 정책들을 지적하는 사람들의 비판에 부딪혔고, 그들은 그것이 역효과를 냈다고 말한다.

다른 나라들은 오피오이드 중독을 어떻게 다루었는가?

네덜란드: 네덜란드는 사용자들이 코카인과 헤로인과 같은 소위 강성 마약(hard drugs)으로부터 멀어지도록 하기 위해 소량의 대마초의 판매와 사용을 허용하면서 피해 감소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1990년대에 이 나라는 헤로인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고, 유럽 마약 및 마약 중독 모니터링 센터에 따르면 고위험 또는 "문제" 사용률은 2002년에서 2012년 약 14,000건으로 절반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네덜란드에서는 펜타닐과 같은 불법 진통제의 사용이 증가했으며 네덜란드 보건부는 이러한 증가를 공중 보건 우선순위로 분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보건부는 아편유사제 처방을 보다 보수적으로 하기 위해 몇 가지 조치를 취하고 대체 통증 치료법을 모색했다.

캐나다: 캐나다는 자체적인 오피오이드 위기 속에서 감독 소비 사이트의 개설을 허가했고, 펜타닐의 국내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했다. 캐나다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두 주인 브리티시컬럼비아와 앨버타는 각각 공중보건 비상사태와 위기를 선포해 중독 치료를 위한 기금을 늘리고 날록손에 대한 접근을 늘릴 수 있게 됐다. 게다가, 2018년 보건부는 의약품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에 오피오이드에 대한 대부분의 마케팅과 광고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2019년에 이 나라에서 오피오이드 관련 사망자가 다소 줄었지만, 2020년에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전체 사망자가 6천 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가장 최근인 2023년 초, 캐나다 오타와 지방은 소량의 코카인, 헤로인, 펜타닐, 그리고 기타 중독성 약물 소지를 비범죄화했다. 이들 중 최대 2.5그램을 소지한 것이 적발된 사람들에게는 법적 조치를 취하는 대신 중독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제공 제공될 것이다.

포르투갈: 1990년대 리스본을 '유럽의 헤로인 수도'로 부를 정도로 극심한 전염병에 직면한 후, 이 나라는 개인적인 용도로 마약을 소지하는 것을 비범죄화하고 감금 대신 치료에 초점을 맞춘 위해 감소(harm-reduction, 보건 및 사회 등 인간을 둘러싼 각종 위해의 감소를 목표로 하는 정책 및 프로그램 - 역자 주) 정책을 채택했다. 2018년까지 포르투갈은 유럽에서 마약 관련 사망률이 가장 낮았으며, 헤로인 사용자 수는 2001년 약 10만 명에서 4분의 1로 감소했다. 그것의 복구 프로그램은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 의해 높이 평가되고 채택되었다. 그러나 포르투갈 당국은 펜타닐 흐름이 아직 상당한 방식으로 자국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일하거나 수정된 반헤로인 전략이 그들처럼 잘 작동할지 여부를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