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과 음식 23

시저 샐러드의 역사: 이탈리아 요리사가 멕시코에서 만들어 미국과 세계 국경을 넘은 다문화 음식

■ 역자 주: 미국과 국경 인근의 멕시코 티후아나는 시저 샐러드가 탄생한 곳이다. 1920년대 당시 미국 금주령을 피해 멕시코로 술을 마시러 온 할리우드 스타들로 붐볐던 시저 카디니(Caesar Cardini)라 불리는 체사레(Cesare Cardini)가 식당에서 식재료가 떨어지자 로메인 상추와 파마산 치즈, 날달걀 노른자와 라임 소스 등을 섞어 만든 것이 시저 샐러드의 탄생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통설과 달리 시저 샐러드는 체사레의 동생 알렉스(Alex), 그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폴 마지오라(Paul Maggiora), 혹은 체사레 식당의 젊은 요리사 리비오 산티니(Livio Santini)가 만들었다는 설들도 존재한다. 이 요리는 대중화되면서 라임주스가 레몬주스로 바뀌고, 일부에서는 크로스..

식량과 음식 2022.08.02

비과학적 식품 유통 기한과 혼란스러운 표시, 그리고 인플레 시대의 과학적인 표시의 필요성과 유용성

■ 역자 주: 1985년 유통기한 표시제가 도입된 지 37년 만인 지난 7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2023년부터 식품에 표시된 "유통 기한"(sell-by)이 "소비 기한"(use by)으로 바뀌게 된다. 미국에서는 유효기간에 대한 혼란된 표기로 연간 20%의 식품이 가정에서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으며, 연간 1,610억 달러의 비용이 든다. 유통기한은 통일되고 엄밀한 기준에 의해 표시되기보다는 생산자에 의해 임의적으로 표기되며 그 표기 방법은 대부분 영양 손실과 미생물 발생 등과 같은 과학적 방법에 기초하기보다는 임의적인 경우가 더 많다. "유통 기한", "소비 기한", "최적 기한" "신선도 유지 기한" 등 다양한 표시는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하여 불..

식량과 음식 2022.07.28

식품 사기의 역사: 포도없는 포도주부터 착색제에 버무려진 크루아상까지

■ 역자 주: 식품 사기, 특히 식품에 불순물을 첨가하는 사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기원전 2세기 중국에서는 식품 구매자를 속이는 행위를 금지했으며 판매된 제품의 소비로 인해 질병이 발생할 경우 교수형을 포함한 엄중하게 처벌했다. 1 세기 경 고대 로마의 박물학자 이자 정치인인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Pliny the Elder)는 그의 저작 《박물지》(博物誌, Naturalis historia)에서 "그 시대의 도덕은 팔리는 빈티지는 단지 이름일 뿐이며, 포도주가 통에 들어가는 순간 불순물과 섞인다."라고 개탄했다. 산업화 시대에는 고기의 양을 속이기 위해 물을 먹이고 색깔을 좋게 보이기 위해 색소를 타는 것은 물론 빵에 분필을 섞고, 납으로 착색을 하는 등 더 노골적인 식품 사기가 횡행했..

식량과 음식 2022.07.17

무지개 사탕 스키틀즈, 발암과 유전독성을 야기하는 이산화티타늄 성분으로 피소

■ 역자 주: 무지개 색으로 유명한 스키틀즈가 미국에서 소송에 휘말렸다. 스키틀즈는 2016년 민사 소송에서 알려진 독소로서 이산화티타늄(itanium dioxide)을 단계적으로 제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까지 제품에 이 첨가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착색료로 널리 식품에 사용되었던 이산화티타늄 이미 2019년 프랑스에서 금지되었다. 2021년 유럽 식품안전청은 이산화티타늄이 더 이상 안전한 것으로 간주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유럽연합 차원에서 식품첨가물로 금지했다. 이 글은 Guardian의 7월 15일 자 기사 Taste the toxin? Skittles ‘unfit for human consumption’, lawsuit claims의 번역으로 스키틀즈 소송 내용과 배경 그리고 이산화티..

식량과 음식 2022.07.17

마카롱의 진정한 기원: 마카롱의 어원, 낭시 마카롱 데 쇠르의 탄생과 파리 마카롱과의 차이, 그리고 그 비법의 전승

* 역자 주: 중세의 수도원과 수녀원의 주방은 에그 타르트, 파스텔 데나타, 카넬레 등 다양한 별미가 탄생한 곳이었다. 이 종교 공동체는 수도와 함께 비교적 여유 있는 시간과 많은 것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며, 이들이 개발한 별미들은 판매를 통해 수도원 유지를 위한 재정적 토대였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마카롱 역시 이 종교 공동체의 창작품이었다. 마카롱의 제조법은 18세기 말 프랑스혁명 이후 종교집회를 금지하는 법령에 따라 수녀원에서 추방된 낭시의 두 수녀에 의해 만들어졌다. 마카롱 데 쇠르(Macarons des Sœurs) 혹은 마카롱 드 씨어허로 불리는 이 원조 마카롱은 형형 색색의 컬러, 매끈한 표면, 그리고 가운데 가나슈 크림을 넣는 샌드위치 형의 파리식 마카롱과 달리 브라운 색, 샤브..

식량과 음식 2022.05.21

기후 변화가 해산물 식단에 미치는 영향

* 역자 주: 기후 변화는 전례 없는 폭염과 산불, 가뭄과 홍수, 기상 이변, 남북 양극의 해빙, 해수면 상승과 같은 거대 변화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우리 주변에 근접해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는 해수면 온도 상승을 일으켜 난류성 어류의 빈번한 출현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식당과 식단, 식탁에서 기존의 한류성 어종의 소멸과 난류성 어류의 빈번한 등장으로 표현되지만 사람들은 식당 메뉴판에서의 이러한 수십 년 혹은 수년간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한다. 이 글은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해양수산연구소(Institute for the Oceans and Fisheries) 교수 겸 이사인 William W. L. Cheung의 5월 16일 자 Conversa..

식량과 음식 2022.05.19

도넛의 역사: 네덜란드의 빈곤의 음식에서 미국 현대사와 함께한 간식으로의 변신

* 역자 주: 재래시장의 한 귀퉁이는 늘 "도나스"라 불리는 설탕 범벅의 튀김 간식을 파는 가게들이 차지하곤 했다. 온갖 체인점과 갖은 기교를 부린 현대식 도넛들 사이에서도 이런 전통적인 도나스들은 아직도 생존하고 있다. 네덜란드인들이 곤궁한 시기에 허기를 없애기 위해 만들었던 기름 케이크라는 의미의 올리쾨켄(Oliekoecken)은 미국으로 건너가 제국의 건설과 함께 민족주의적 신화에 의해 포장된 도넛으로 바뀌었다. 도넛은 험난한 파도 속에서 고래를 잡던 포경선 선원들이 남는 기름으로 튀기던 반죽, 1차 대전의 끔찍한 전쟁의 와중 참호 속에서 손발을 떨던 병사들에게 나누어지던 튀김 반죽이라는 미국 근현대사와 함께 하면서 미국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튀긴 반죽은 그러나 네덜란드에서의 탄생이 그렇..

식량과 음식 2021.12.24

칠면조: 멕시코의 새에서 서양 크리스마스의 주식으로 그리고 이제는 반려 동물로

* 칠면조(Turkey)가 터키로 불리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터키 상인들에 의해 칠면조 혹은 그와 유사하게 생긴 뿔닭이 유럽에 처음으로 소개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정작 터키인들은 칠면조를 인도에서 들어왔다고 힌디라고 불렀다. 터키 이전에 서양 특히 영미권의 크리스마스 주식은 멧돼지 머리였다. 하지만 멧돼지 머리는 너무 비싸 귀족들의 식탁에만 올랐으며, 중산층들은 거위계의 형식으로 돈을 모아 크리스마스에 거위를 즐겨 먹었다. 아즈텍인들이 사육했던 칠면조가 영국에 들어온 것은 1520년 대였지만, 오랫동안 대중화되지 못했다. 챨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이 칠면조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말도 있지만, 칠면조를 실제로 일반 대중들이 크리스마스 주식으로 이용하게 된..

식량과 음식 2021.12.18

티라미수의 아버지 캄페올의 별세와 세계를 휩쓴 디저트 티라미수의 탄생사

1985년 뉴욕타임스 한 기사는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 디저트가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인기가 치솟았을까?"라고 물었다. 이 기사가 지칭하는 디저트는 다름아닌 티라미수(Tiramisù)다. 말 그대로 1970년대까지 무명의 디저트였던 티라미수는 1980년대 미국 레스토랑의 후식 메뉴를 휩쓸었으며, 2000년대에는 한국에 상륙했다. 이 글로벌 후식은 1960년대 후반 이탈리아에서 탄생했다. 우연의 창조물 티라미수 오늘 10월 31일, 이탈리아 언론들은 '일 파파 디 티라미수'(il papà di Tiramisù, 티라미수의 아버지)라 부르는 레스토랑 경영자 아도 캄페올(Ado Campeol)이 향년 93세로 별세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도 캄페올이 '티라미수의 아버지'라 불린다..

식량과 음식 2021.11.01

세계와 한국의 육류 생산량과 소비량 2: 중국 전 세계 돼지 소비 2/3, 한국 육류 소비 증가율 세계 2위, 우유 생산 및 소비 증가율 세계 1위

세계와 한국의 육류 소비 세계 육류 소비량: 미국 연간 124kg 소비 전 세계 평균으로, 1인당 육류 소비량은 1961년 이후 약 20㎏ 증가했고, 2014년에는 평균 43㎏의 육류를 소비했다. 1 인당 육류 추세의 이러한 증가는 총 육류 생산이 인구 증가율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 간 변화의 방향과 속도는 매우 다양하다. 1 인당 육류 소비 증가는 강력한 경제 전환을 겪은 국가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중국의 1인당 소비는 1961년 이후 약 15배 증가했고, 브라질의 소비율은 거의 4배 증가했다. 이러한 패턴에 대한 주요한 예외는 인도였다. 지배적인 락토베지타리아 선호는 2013년 1인당 육류 소비가 1인당 4kg 미만으로 1961년과 거의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식량과 음식 2021.05.20